출발 전, 마음에 쌓였던 우려들
2025년, 나는 Rio de Janeiro를 두 번째로 방문하게 되었다.
지난 2월 카니발 기간에는 아내와 단둘이 리오를 찾아 공항에서 바로 예수동상을 보고,
Copacabana·Ipanema·Leblon 해변을 걸으며 짧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었었다.
이번 9월 여행은 조금 달랐다.
한국에서 함께 공부한 자매가 브라질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고,
이들에게 리오를 보여주기 위해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문제는 자매 중 한 명이 휠체어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브라질은 전반적으로 휠체어 여행에 친화적인 나라라고 말하기 어렵다.
리오는 상파울루와 마찬가지로 관광지에서는 늘 조심이 필요하고,
우리는 동양인이라 눈에 잘 띈다.
여기에 이동 인프라, 화장실 문제, 가는 길과 오는 길의 안전까지 생각하다 보니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비행기와 자동차 중 어느 편이 더 나을지 고민하다가
동선과 짐, 그리고 전체 일정의 안정성을 고려해 자동차 이동을 선택했다.
리오로 향하는 길, 그리고 뜻밖의 멈춤
Rio는 30년 전, 동생 부부와 함께 자동차로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에는 밤에 출발해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거의 없어,
이번 여행은 초행길이나 다름없었다.
구글로 검색해 보니 거리는 450km밖에 안 되지만
소요 시간은 6시간 30분으로 나온다.
토요일 아침이라 Dutra 고속도로가 잘 빠지는 듯하여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겠구나” 했는데,
공사 때문인지 2~3시간가량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이러다 언제 도착하나 싶을 즈음,
어느 지점에 이르자 갑자기 차량 흐름이 거짓말처럼 풀렸다.
Aparecida, 길 위에서 만난 대성당
Aparecida라는 도시였다.
이곳에는 매년 수백만 명의 순례자가 방문하는
**Aparecida Basilica
(Santuário Nacional de Nossa Senhora da Conceição)**가 있다.
바티칸은 엄밀히 말하면 ‘대성당’이 아니기에,
세계에서 가장 큰 대성당은 브라질에 있는
이 Aparecida 성당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진다.
1717년, 세 명의 어부가 강물에서 부러진 성모상을 발견했다는 전설을 시작으로
여러 기적의 이야기가 전해지며 이곳은 점차
신자들의 신앙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현재의 새 성당은 20세기에 본격적으로 건설되었고,
198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공식 봉헌되었다고 한다.
브라질 전체 가톨릭 신자들에게
**‘Nossa Senhora Aparecida’**는 나라의 수호성녀(Padroeira do Brasil)로 여겨지며,
많은 이들이 감사의 기도와 치유, 약속을 위해 이곳을 순례한다.
늦게 만난 장소
나는 지난 50년을 브라질에 살면서도
이곳을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었다.
이번에 친구들과 Rio에서 돌아오는 길에
처음 들러보게 되었는데,
그 규모가 너무도 커서 몇 장의 사진만 남겨본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직접 가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그렇게 우리는 저녁 5시쯤 Leblon·Ipanema 인근에 잡아 둔 Airbnb 숙소에 도착했다.
안전한 지역의 아파트에 있는 이 숙소는
방 3개, 거실, 부엌, 에어컨만 해도 5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친구들이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도착한 날 저녁은 바로 옆 Leblon 쇼핑센터에서 먹기로 했다.
숙소를 정할 때부터 휠체어를 밀고 걸어서 이동이 가능한 거리인지를 먼저 확인했었다.
밖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음식을 주문했고,
다행히 친구들은 시킨 음식들을 맛있게 잘 먹고 돌아왔다.
숙소 주변을 걸어보며
친구들이 피곤할 것 같아 깨우지 않고,
이른 아침 조용히 일어나 아내와 함께 빵을 사러 나갔다.
해변과 쇼핑센터가 가깝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걸어보니 슈퍼와 수많은 빵집까지 모두 가까운
안전한 지역이라는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
휠체어로 이동하며 지내는 데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리오에는 동양인이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 금세 눈에 띈다.
친구들은 이런 시선을 잘 모른다.
지난 50년 동안 해외에서 늘 주위를 경계하며 살아왔던 사람들의 마음을
쉽게 알 수는 없을 테니…
주차가 힘든 도시, 리오
리오의 불편한 점 중 하나는 주차 공간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차고 비용도 터무니없이 비싸다.
다행히 도착하자마자 아파트 바로 앞에 자리가 나
차를 3일 동안 계속 세워두고,
이후 일정은 모두 우버와 택시로 이동했다.
리오에서는 휠체어가 있든 없든
차를 직접 몰고 다니는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낫다고 느꼈다.
다음 날 아침, 해변을 따라
우리가 묵은 숙소는 Leblon과 Ipanema 해변의 중간 지점에 있다.
아침 운동 삼아 Leblon과 Ipanema 해변을 따라 걷다가
해변 끝자락에 있는 Arpoador 쪽으로 향했다.
여행자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역시 ‘안전’이다.
Leblon은 비교적 부유한 동네로 가족 단위가 많고,
해변도 다른 곳에 비해 한적한 편이다.
Ipanema 해변은 젊은 사람들이 많아
그만큼 활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그리고 우리가 향한 Arpoador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서민층이 많이 보이는 분위기였다.
북적거리고 다소 불안해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된 모습을 보고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친구들은 히피 가판대를 구경하며 즐거워했지만,
나는 내내 이들의 안전이 더 신경 쓰였다.
Arpoador에서의 한 장면
Arpoador 해변에는 조그만 돌산처럼 보이는 바위가 있다.
휠체어 접근이 어려워
나와 친구 해경이는 아래에 남고,
아내와 친구 동생만 바위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내려오지 않는다.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위에서 보는 파도치는 광경이 너무 멋있었다고 한다.
우리도 아래쪽에서 바다를 감상하던 중,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장면을 마주했다.
그 순간을 사진에 담았는데,
찍다 보니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작품 속에 들어왔다.
의도는 아니었다는 점을 밝힌다. 😊
점심과 휴식
근처에 전망이 좋은 식당이 있었지만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다.
그래서 주변을 검색해
걸어서 바로 옆 Copacabana 해변이 보이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Moqueca de camarão,
Caipirinha,
Bolinho de Bacalhau.
브라질의 색다른 해물 음식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이었는데,
다들 즐겁게 잘 먹어 주어 고마웠다. ㅎㅎ
다른 해변에 비해 사람들로 훨씬 붐볐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Ipanema 히피 시장을 둘러본 후
숙소로 돌아와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은
리오 여행의 하이라이트,
예수동상과 Pão de Açúcar를 방문하는 날이다.
💧휠체어 사용자들을 위한 안내문구
리오의 해변 가운데 Leblon, Ipanema, Copacabana 해변 산책로는 휠체어로 이동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Arpoador의 경우 바위가 있는 산쪽으로는 올라갈 수 없었지만, 아래 해변가에서는 충분히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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