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월요일 아침 첫 환자 (오전 7시 10분)
최근 면역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뜸 치료를 받고 계신 정 선생님.
오늘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셨다.
일요일에 걷기 운동을 나가셨다가 비 오는 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셨다고 한다.
넘어지는 일은 언제든 위험하지만,
특히 뒤로 넘어지는 사고는 거의 운에 맡겨야 한다.
어디를, 어떻게 다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나 역시 올해 들어 비 오는 날 두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한 번은 봉헤찌로의 유난히 매끄러운 바닥 때문이었고,
또 한 번은 길에 놓인 상자 노끈에 발이 걸려서였다.
다행히 순간 반응으로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들이었다.
치료를 하며 문득 정 선생님의 신발을 보았다.
밑창이 아주 매끈하게 닳아 있었고, 작은 구멍까지 나 있었다.
이런 신발은 비 오는 날엔 말 그대로 스케이트를 타는 것과 같다.
편해서 신는 신발이라고 하셨다.
이번에 넘어진 것이 이 신발이 아니라고 하셨지만,
이런 상태의 신발은 언젠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소해 보이는 넘어짐이 얼마나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오래전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약 20년 전, Ribeiro de Lima에서 한의원을 하던 시절이다.
Centro Comercial 앞에서 길을 건너던 한인 중년 여성이
오토바이에 부딪혀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날 나는, 넘어짐 하나가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의사로서 너무도 분명하게 보았다.
그 이후로 나는
치료만큼이나 **‘넘어지지 않도록 미리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혹시 혼자 지내시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신발 한 번쯤 살펴봐 주면 어떨까.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드리는 것, 그것도 충분한 돌봄이다.
남편은 아내의 신발을,
아내는 남편의 신발을 한 번 더 살펴보는 마음.
사소한 배려에 감동이 쌓이는, 그런 가족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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