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전,
한인 여성 한 분이 왓츠앱(WhatsApp)으로 연락을 해 왔다.
아버지의 변비에 무엇이 좋을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간단하게 당귀라는 한약재를 언급하며 짧게 답을 드렸다.
원래 왓츠앱은 시간 예약을 위한 소통 창구로 만들어 두었지만,
아버지를 걱정하는 마음이 담긴 질문이었기에
그냥 넘기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틀 동안 대화가 끝나지 않았다.
그것도 토요일, 일요일, 쉬는 날까지 이어졌다.
여성은 미국에 살고 있고,
아버지는 브라질의 양로원에 계시다는 사정,
가끔 브라질에 와야 하는 여러 현실적인 이유들이 이어졌다.
결국 하나씩 정리해 드렸고,
다행히 아버지의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오늘은 또 다른 문의가 들어왔다.
이번에는 브라질 현지인이었다.
어머니가 비호지킨 림프종을 앓고 있는데,
한국산 당귀가 좋다는 내용을 알게 되었다며
당귀에 대해 계속해서 묻는다.
당귀는 Liberdade의 한약·식료품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이번에는
“한국산과 중국산은 효능이 다르다”며
한국산 당귀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반복된다.
어머니의 경우,
한방 진료와 관련해서는
먼저 진찰을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그 말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듯했다.
이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한국산 당귀’**였다.
이미 마음속에 정해진 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정 질환에 대해 자료를 찾고,
논문 하나를 발견하고,
그 안에 등장하는 단 하나의 약재나 방법에 마음이 꽂히면
그것이 마치 유일한 해답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질병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어떤 병도 하나의 약재,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암이나 면역과 관련된 질환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한방에서는
병명 자체를 치료하기보다는
증상과 사람을 보고 치료한다.
즉,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떤 사람을 보고 있느냐’**에서 시작된다.
현재 상태와 병의 진행 정도,
이미 받고 있는 치료,
생활 환경까지—
이 모든 것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그것은 치료가 아니라 선택에 불과하다.
그래서 전문가의 역할은
환자가 집착하고 있는 하나의 답에
그대로 동의해 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도록 안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족의 건강이 걸린 문제라면
누구라도 절박해질 수 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래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는
설명해 주고, 방향을 잡아 주려 한다.
다만,
어떤 방법을 단독으로 고집하는 순간,
그 선택은 치료의 영역을 벗어나
개인의 신념이나 기대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치료는
고집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경험과 원칙, 그리고 책임이 함께 가야 한다.
이 글은
어떤 특정 약재나 방법을 부정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다.
다만,
그 정보가 마치 정답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쉬운 환경이 되었다.
이는 건강과 치료의 문제를 넘어,
분별과 판단이 더욱 신중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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