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여행기-1] 50년 만에 하는 나의 첫 고국 여행, 그 설레는 첫발

"아이들끼리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등교하는 모습을 인공지능이 이쁘게 그렸습니다."

비가 오는날 학교를 가는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즐겁게 우산쓰고 등교하는 실제 사진에 인공지능이 이쁘게 전면에 배치한 사진

🧳 태어나서 하는 첫 고국 여행

지난 2024년 4월 1일, 브라질을 떠나 고국을 방문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땅을 밟은 지 25년 만의 일이지만, 사실 저는 아주 어린 시절 브라질로 이민을 온 후 한 번도 제대로 고국 구경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번 여정은 저에게 이민 48년 만에 홀로 떠나는 생애 첫 고국 여행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제 인생 **63년 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하는 '진짜 고국 여행'**이었습니다.

현재 대구에 계시는 작은예수회의 테레자 수녀님께서는 저의 이번 여행을 두고 **'희년(禧年)의 여행'**이라며 축복해 주셨습니다.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 다시 만난 고국은 저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시작이었습니다.

지금의 한국은 예전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호텔 예약부터 교통수단 이용까지 핸드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더군요. 우리 대한민국은 이런 디지털 시스템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진일보한 것 같습니다.

잠시 브라질과 한국을 비교해 보자면, 은행 업무와 관련된 시스템은 브라질이 대한민국보다 훨씬 더 우수한 면이 있습니다. 수십 년 전부터 브라질은 은행 업무 전산화에 있어 한국이나 미국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공공기관 중심의 전산 시스템 발달로 국민의 전반적인 삶과 교통에 편의를 제공한다면, 브라질은 몇몇 거대 은행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은행 전산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시킨 것이 아닌가 합니다. ^^

📱 뜻밖의 복병, 핸드폰의 문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제가 가진 핸드폰은 2년 전 아들이 생일 선물로 준 **'삼성 Z 폴드3'**입니다. 조심히 사용해 온 덕분에 티 하나 없이 깨끗했고, 지금까지 전혀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었습니다. 사실 10년 넘게 삼성 핸드폰만 고집해 왔는데, 한 번도 말썽을 부린 적이 없어 그 품질에 대해서는 조금의 의심도 없었습니다.

사용하며 느낀 Z 폴드의 큰 장점은 넓은 화면을 바탕으로 한 멀티태스킹의 편리함과 우수한 사진 화질이었습니다. 단점이라면 무게가 다소 무겁고, 접었을 때 화면의 글자가 작아 타자를 칠 때 조금 불편하다는 점이었죠.

대체로 만족하며 2년 동안 잘 사용해 온 이 핸드폰이 이번 고국 여행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처음에는 제가 설정을 잘못 건드린 줄 알았습니다. 이것저것 만져봐도 해결되지 않아 결국 스피커 결함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수원 광교 근처에 있는 삼성 수리 센터를 찾았습니다.

☔ 비 오는 날의 산책, 그리고 뭉클한 풍경

4월 15일 아침, 수리 센터를 방문한 날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5.5km 정도 되는 거리를 아침 운동 삼아 걸어갔습니다. 가는 길에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이들이 스스로 걸어서 등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아 사진을 한 장 남겼습니다.

열 살도 채 안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들 여럿이 우산을 쓰고 학교에 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풍경은 브라질에 사는 우리 한인들에게는 오래전부터 볼 수 없게 된,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저 또한 어릴 적 저렇게 등교했었지 하는 생각에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모습 하나에 이런 감흥이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우산을 쓰고 스스로 등교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찍었다

치안이 좋지 않은 브라질에서는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부모가 반드시 동반해야 하기에, 아이들이 혼자 등교하는 모습은 현실적으로 보기 힘듭니다.

지금 저는 5.5km나 되는 시내 거리를 아무런 걱정 없이 마음껏 걸어갈 수 있었지만, 브라질이라면 늘 주위를 살피며 다녀야 했을 것입니다. 한국에 사시는 분들께는 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비 오는 날 5.5km의 거리를 걸어간다는 것은 저에게 힘든 일이 아니라, 그 자체로 정말 커다란 행복이었습니다. 🙂


다음 편: [고국여행기-2] 삼성 Z 폴드3 수리 잔혹기, 그리고 해외 기기 AS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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