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여행기-10] 부산 여행 ① - 50년 만에 찾은 고향 부산, 가성비 숙소 토요코인 솔직 후기

인공지능이 만든 이미지, 부산으로 여행온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을 담은 만화 캐릭터

🌊 나를 낳아준 도시, 부산과의 재회

 부산은 나에게 아주 특별한 도시입니다. 평생 서울 사람으로 자랐지만, 사실 제가 태어난 고향은 부산이기 때문입니다. 6.25 전쟁 당시 군에 입대하셨던 아버님께서 논산 훈련소를 거쳐 부산대학교에서 ROTC 교육을 담당하셨을 무렵, 저는 부산 동래에서 세상의 빛을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서울에서 8시간 기차를 타고 내려가던 외갓집 송정의 푸른 바다, 그리고 큰고모님이 사셨던 동대신동의 기억... 40년 전 공부하던 시절 새마을호로 5시간 반이 걸리던 그 길을, 이제 KTX는 단 2시간 반 만에 주파합니다.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속도입니다.

해운대 해변에 알파벳으로 적혀있는 Haeundae라는 철자 표시송정 해변에 알파벳으로 적혀있는 Song Jeong 이라는 철자 표시


저는 구미에서의 일정을 뒤로하고 ITX 새마을호에 몸을 실었습니다. 버스의 울렁임보다 정시성이 있고 낭만이 흐르는 기차 여행은 언제나 저를 설레게 합니다.

아래는 구미에서 부산을 가는 열차 승차권입니다. 정확한 시간을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구미에서 부산가는 열차 승차권 사진

📍 부산역 앞 '토요코인(Toyoko Inn)' 숙박기

(호텔 예약 : Hotels.com - 고객 평가 점수 10점 중 9점)

기차에서 내려 마주한 부산역은 제 기억 속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습니다. 수많은 출구 사이에서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역을 나오자마자 예약해둔 호텔이 바로 눈앞에 보여 안도했습니다. 무거운 백팩을 멘 여행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입지는 없겠더군요.

부산역 2024년 4월

부산역 바로 앞에 있는 토요코인 호텔

사실 친구는 일본계 호텔을 예약했다며 저를 '매국노'라고 짓궂게 놀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실용적인 여행자의 관점에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최고의 접근성, 합리적인 가격, 조식 제공, 그리고 무엇보다 장기 여행자에게 필수인 세탁 시설 때문이었죠.

부산역 토요코인 호텔 안에 있는 세탁시설

직접 경험해 본 토요코인 호텔의 특징:

  • 철저한 효율성: 체크인 4시, 체크아웃 10시 시스템으로 운영의 묘를 살렸습니다.

부산역 토요코인 호텔 방 내부 침대부산역 토요코인 호텔 방 내부 탁자와 냉장고 등
  • 기발한 공간 활용: 세면대와 샤워기 수전을 하나로 연결해 버튼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나, 화장실 안에 설치된 빨래줄은 여행자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부산역 토요코인 호텔 방 화장실 세면대부산역 토요코인 호텔 방 화장실에서 빨래줄을 걸 수 있는 곳

자율 서비스: 비누나 커피 등 소모품은 로비에서 필요한 만큼 가져가고, 청소 역시 요청 시에만 진행하는 방식이 오히려 편안했습니다.

부산역 토요코인 호텔 로비에 있는 환전기계
  • 아쉬운 점: 부산점은 화장실 문턱이 유독 높아 넘어질 뻔했습니다. 욕조 높이도 상당해 무릎을 부딪치기도 했는데, 이는 지점마다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추가 정보

* 방의 청소는 요구시에만 해 주고, 원치 않으면 필요한 물품만 방 바깥에 둔다.
* 비누나 커피 등은 로비에서 알아서 가져가게 해 두었다.
* 갖출 것은 대부분 다 갖춘 이 호텔은 하다못해 환전이 가능한 머신도 있었다.

✍️ 덧붙이는 글: '매국노'라는 단어의 무게에 대하여

친구의 농담이었지만, '매국노'라는 단어를 들으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일본계 호텔이라고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그들의 노하우를 직접 경험하고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이자 애국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본을 경제 발전의 롤모델로 삼았던 역사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요. 그들이 과거를 숨기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우리는 있는 그대로 솔직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저의 아버님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피 흘린 6.25 참전용사셨습니다. 저 또한 브라질 땅에서 50년을 살며 한인 사회를 돕고, 과거 '노 재팬' 운동을 이끄는 등 단 한 순간도 고국과 우리 한인들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쓰는 물건 중에도 이미 일본 기술이 녹아든 것이 많습니다.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실력을 키워 이기는 것이 진정한 극일(克日)이 아닐까요? 친구야, 보고 있나? 나 절대 매국노 아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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