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여행기-9] 50년 만의 고국 방문기: 금오산 약사암 등반과 아쉬운 작별


 일찍 잠을 청한 후 다음 날 아침 5시에 기상했다. 해가 뜨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5시 45분, 금오산 약사암 등반을 시작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떠나기 전 호텔 건물을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나에겐 소중한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구미 금오산 호텔의 Forest camp

금오산 등반길의 초입은 차량 통제구역

호텔에서 나와 산 방향으로 걷다 보니 차량 통제 구역 안내판이 보였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있었고, 우측 차고지에서는 부지런한 등산객들이 차에서 내려 장비를 챙기는 모습이 보였다. 


금오산 등반길의 탐방안내소

등산객용 안전용품 대여소는 오전 9시부터 운영한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런 준비물 없이 왔다. 시간상 대여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약사암 코스가 제법 힘들다고 하여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구미의 멋진 풍경을 한눈에 담고 싶어 결국 오르기로 결정했다. 등산화도, 스틱도 없었고 등산복은커녕 긴 팔 옷도 챙기지 못한 채 얇은 바지에 반팔 차림이었다. 올라갈 때는 몰랐는데, 내려올 때 보니 나처럼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금오산은 장비를 제대로 갖춰야 하는 곳임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렇게 무모하게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쉼 없이 이어지는 계단, '할딱고개'를 넘다

등산의 출발은 순조로웠고~
길 한쪽은 미끄럽지 않게 잘 만들어놓았다. 

조금 올라가니 등반을 더 쉽게 갈 수 있도록 케이블카 타는 곳이 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운행하지 않는다.

금오산 등반길의 금오산 케이블카가 있는 곳

조금 올라가니 등반을 도와줄 케이블카 승강장이 보였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직 운행 전이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약사암까지 3.3km 남았다는 푯말이 보였다.


나는 지난 10여 년간 젊은 친구들과 배드민턴 단식을 즐기느라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언덕이나 계단을 오를 때면 늘 무릎 보호대를 한다. 브라질에서 쓰던 보호대를 가져왔는데, 내 장비라곤 이 보호대와 친구에게 빌려온 모자가 전부였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올라가 본다.



오르는 계단이 은근히 많았다. 


금오산성 안내도가 있는 곳을 지났지만, 

금오산 등반길의 금오산성 안내도

여기저기 둘러볼 여유가 없어 곧장 약사암을 향해 나아갔다.


길은 점차 돌길로 변했고 정성스레 쌓은 돌탑들도 보였다. 


금오산 등반길의 보인 돌탑들

놀라운 점은 이런 산중에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국민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건강을 챙기는지 새삼 느꼈다. 운동과 건강은 직결되는 것이니 참 바람직한 일이다.

금오산 등반길에 보이는 운동기구들

조금 더 걸어가니 해운사가 나왔고, 대혜폭포까지 2.2km가 남았다.



금오산 등반길의 대혜폭포

금오산 등반길의 도립공원 안내도

여기서부터 일명 '깔딱고개'라 불리는 구간이 시작되는데, 정말 계단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금오산 등반길의 깔딱고개 구간 계단 시작점

살면서 이렇게 계단이 많은 곳은 처음이었다. '할딱고개'라는 이름답게 이 계단 구간을 통과하는 데만 약 40분이 소요된다는 안내글이 있었다.

금오산 산행시간 안내 배너



결빙 위험 구간뿐만 아니라 바위 틈에서 물이 새어 나와 미끄러운 곳이 많았다. 안전 장비를 착용하라는 배너를 보며 준비 없이 온 내 모습이 조금 민망했지만, 조심조심 발을 뗐다.

산행시 안전장비 착용 안내 배너

계단 끝에는 험준한 돌길이 이어졌는데, 자칫 헛디디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간이었다.

금오산 등반길의 험준한 돌길

산 중턱에 구급약이 구비된 구급함이 보여 우리나라의 세심한 배려에 감탄했다.

금오산 등반길의 구급함


천하의 절경, 약사암과 현월봉 정상

정상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금오산 등반에서 보이는 험난한 돌길 모습

금오산 등반길의 돌길을 올라가는 등산객

이런 돌길에 잘 못 미끄러지면 중상이다. 앞에 가는 사람처럼 중무장 했어야 하는데..
길이 이런 줄 몰라서 ㅠ_ㅜ
내려 갈 때는 진짜 조심 조심해서 내려왔다.

금오산 등반길에 보이는 완전 돌길의 모습

아 다듬은 돌 계단이 보인다. 이제 다 왔나 싶었는데~~



쇠 기둥과 쇠줄에 의지해야만 오를 수 있는 미끄러운 바위 길도 나타났다. 

금오산 등반길에 보이는 쇠 기둥과 쇠줄


길 중간 중간 바위틈에서는 물이 새어나와 더 미끄러웠다. 쇠줄 안해놨으면 오르지 못할수도 ^^


드디어 '동국제일문'이라는 문이 나타났다. 정상을 알리는 문이었다.

구미의 동국제일문

 문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니 저 멀리 절이 보였다.

약사암으로 내려가는 계단


모든 중생을 질병에서 구해준다는 약사여래에서 이름을 딴 **'약사암'**이다. 


우측에는 의상대사 불상이 인자하게 앉아 계신다. 

약사암의 의상대사


구미 약사암

도울 한의원 김재필 원장님께서 이곳 대혜 스님을 만나 본인 이름을 대면 차 한 잔 주실 거라 하셨는데, 내려갈 길이 바빠 뵙지 못하고 돌아왔다.

다시 동국제일문으로 돌아와 금오산 정상인 **현월봉(해발 976m)**에 도착했다. 

구미 현월봉 바위

시간을 보니 오전 8시 34분, 등반을 시작한 지 2시간 50분이 지나 있었다. 
기차 시간과 호텔 체크아웃 시간(11시)이 촉박하여 서둘러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보다 훨씬 위험하기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겼다.



하산할 즈음에는 많은 등산객이 올라오고 있었다. 


할딱고개 계단에서는 속도를 내어 대혜폭포까지 내려오니 1시간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빨리 왔네~


마침 케이블카 운행 시간이 되어 시간을 절약할 겸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금오산의 케이블카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

금오산의 케이블카

금오산의 케이블카가 내려가는 모습과 주위 환경


덕분에 20분 정도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금오산 호텔을 체크 아웃 한 후 다시 길을 나선다.

구미와의 작별, 그리고 부산을 향해

호텔을 내려가면서 우측으로 큰 공원? 광장이 눈에 띄어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구미 도립공원에 금오산이라는 글자의 사진 뷰 포인트

호텔 아래 도립공원 잔디광장이란 곳이었다. 


이곳도 참으로 멋진 곳이었다.

이곳에서 조금 전 등반한 금오산이 보이는데 가만히 보니 구미 대부분의 지역에서 구미산이 보였다.


멋진 곳을 뒤로하고 이제는 구미 기차역을 도보로 간다.
걷는 김에 확실히 걸으며 구미 시내를 만끽하고 싶었다.


금오천을 따라 시내를 가로지르며, 어제저녁 산책했던 올레길을 다시 지났다.



구미 올레길의 낮 풍경

밤에 보던 풍경과는 또 다른 낮의 청량함이 느껴졌다.
 

아름다운 산세~~

구미 올레길의 저수지와 아름다운 산세





이제 구미역이 보인다.

구미역

구미역 근처에서는 평화의 소녀상도 만날 수 있었다.

구미역의 소녀상


 구미역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역 안에 주전부리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것인데, 아쉬운 대로 우동 한 그릇으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구미역에서 먹은 우동

자 이제는 부산으로 가본다.

구미에서 부산가는 열차 승차권

이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한다. 이번 구미 여행을 도와주신 도울 한의원 원장님과 형수님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빈다. 언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행복하시길! 

다음 글에서는 부산 여행기를 들려드릴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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